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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리주저리/메이플스토리

실망스러운 메이플스토리 겨울 쇼케이스

by _KHK 2021. 12. 27.

 


메이플스토리가 12월 23일 겨울 쇼케이스를 통해 올 겨울 DESTINY 업데이트 일정을 발표했다.

DESTINY 업데이트 일정

 

쇼케이스가 끝난 후 유저들의 반응이 또다시 심상치가 않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바로 여름부터 기다려 온 전 직업 밸런스 패치 및 모험가 리마스터의 일정이 12월이 아닌 1월 말경으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유저가 진정 분노하는 이유는 개발진이 환불사태 이후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바뀌겠다고 발표한 뒤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환생의 불꽃 사건 이후

개발진은 환불(환생의 불꽃) 사태가 발생하고 간담회를 열었다. 허겁지겁 간담회 이후 메이플스토리 개발진은 정말 달라진 메이플스토리를 보여줄 것이고,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약속했다. 환불 사태가 일어난 뒤 여름 이벤트는 나름 열심히 한다고 그동안 하지 않고 미뤄둔 유저들이 간담회에서 말한 필요한 요구들에 대한 업데이트를 빠르게 진행했다. 이렇게 빠르게 업데이트를 하는 것을 보니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너무나도 쉬운 업데이트들을 하나도 손대지 않고 있었던 것이 괘씸할 정도였다. 

 

여름 업데이트 이후 메이플스토리 개발진은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요청에 응답하고 개발했는지 수치로서 제공했다. 개발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요구사항들에 대한 업데이트를 계속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는 표현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메이플스토리를 오랫동안 해왔다면 이 요구사항들이 얼마나 미뤄왔음을 알고 있고, 단 몇 개 월안에 개선될 수 있는 사항들이었음을 알게 해 주는 또 다른 지표이기도 하다. 환불 사건 이후 몇 백개의 요청에 응답해 개선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이렇게나 많은 요청이 있었음에도 이제야 응답해 미안한 마음이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우리 열심히 하고 있어, 우리 좀 봐줘" 하는 느낌이 든다. 메이플스토리가 필요한 것은 응석이 아니라 이제껏 나태했던 자신들의 용서를 구하는 마음일 것이다.

 

 

 


 

겨울 쇼케이스 문제점

메이플스토리 개발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통에 있다고 생각한다. 환불 사태 이전부터 메이플스토리는 유저들과의 소통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도 마찬가지로 소통의 문제가 심각했다. 리마스터는 왜 한 달이나 더 미뤄지게 됐는가? 여명의 장신구 세트를 추가하면서 얻는 효과가 무엇인가? 새로운 보스 몬스터를 내고 보상으로 신규 장비를 추가한 장기적인 이유, 어떻게 장비를 얻을 수 있는가? , 가장 중요한 2022년 새로운 업데이트 일정에 대한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앞으로의 메이플스토리가 어떤 방향으로 업데이트를 계속하고 개선할지 등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소통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뒤늦게 쇼케이스 이후 공지로서 알려주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분노한 뒤였다.

 

비록 게임 개발자는 아니지만 개발이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눈에 보이는 간단한 것일지라도 다수가 이용하는 서비스일 경우 더욱 세심하게 개발해야 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미뤄짐 또한 이해할 수 있다. 애초에 1월 27일에 리마스터가 새로 나온다는 발표를 보고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어디서부터 느낄 수 있었냐면 NEXON NOW 라고 실시간 확률 관리 시스템이라고 새롭게 론칭된 사이트부터 알 수 있었다. 이게... 실시간 확률 확인이라고..?

NEXON NOW는 쇼케이스 몇 시간 전에 공지사항으로 올라왔다. 사이트를 들어가 보니 직감적으로, 확률 확인 시스템을 올해 중으로 개발하겠다고 약속은 했고, 개발진이 바빠서 정신은 없고 일단 어떻게든 되는대로 마무리짓자 이란 느낌이 강하게 왔다. 몇 시간 뒤 쇼케이스에서 1월 말경으로 리마스터를 발표하는데 아! 아직 개발이 덜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쇼케이스 발표 준비조차 밀린 개발하기 바빠 짜임새 있는 상세한 설명은 없이 겉만 훑어버린 아쉬운 발표가 되어버렸다. 

 

 

 


아직도 활골 탈태하지 못한 메이플스토리

내가 생각하는 환골탈태는 오랫동안 손 놓고 방치한 구시대적인 많은 부분을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용자 편의 개선을 넘어선 180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겨울 업데이트에 구시대적인 마을 포탈 이동환경이 개선되었고, 큰 화면에 아주 작게 표시되는 스킬 초기화 ui가 개선되었다. 아직 많이 혼나야 되지만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환골탈태까지는 갈길이 멀다.

 

 

아직 개선해야할 많은 부분들 중 지금 바로 생각나는 것 몇 개를 나열해 봤다.

 

  • 다른 유저 캐릭터를 더블 클릭 시 볼 수 있는 장비 ui도 커진 화면에 비해 너무나 작고 불편하고 오래되었다. 유저가 어떤 장비를 사용하는지 확인하기 쉬운 UI가 필요하다.
  • 장비 템 펜던트 칸을 추가로 사용하는 것도 구시대적인 부분이다. 펜던트 장비 칸을 사용하는데 마일리지나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기간제이다. rpg게임에서 장비 칸을 사용하는 걸 과금으로서 막아놓은 건 진짜 이해가 안 될 저급한 수준이다. 불필요한 기간제 아이템이 너무 많고 과도한 교환 불가 장비 또한 과금 유도로서 지나칠 정도이다. 
  • 모든 채널에 채팅을 하기 위해서는 캐시로 확성기를 구매해야 한다.
  • 캐시샵 보관함의 UI가 업데이트된 지 오래돼 너무 작고 항상 불편하다. 그냥 좀 갈아엎어줬으면 좋겠다. 찔끔찔끔 기존 것에서 추가, 수정하지 말고.
  • 개인 유저의 창고도 기본 4칸밖에 제공하지 않는 점도 마찬가지로 구시대의 유물이다. 각 캐릭터에 해당하는 장비 칸, 소비 칸, 기타 칸 등등 막혀있는 부분을 모두 적지 않은 캐시로 확장권을 구매하거나 열심히 모은 마일리지로 확장권을 구매해 추가로 칸을 늘려야 하는 것은 삭제되어야 한다.  게임을 이용하다 보면 확장권을 제공받을 수 있지만 이런 것이 환골탈태가 될 수는 없다. 처음 게임 개발 당시 개인 창고 한 칸 한 칸이 모여 거대한 리소스가 되었던 예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5천억 매출 게임의 재투자는 개발진을 늘리는 것뿐이 아니라 이런 부분들에도 투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메소 인플레이션

메이플스토리는 메소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보스 리워드인 결정석 시스템을 변화시켰다. 많이 잡히는 보스의 리워드는 낮아지고, 적게 잡히는 보스의 리워드는 높아진다. 보스 결정석 등락 시스템은 장기적인 관점으로서 봤을 때는 굉장히 좋은 시스템이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뉴비의 첫 하드 보스 리워드가 갈수록 적어진다는 점은 리스크가 될 수 도 있다. 이에 따른 방지책 또한 필요할 것이다. 

메소 인플레는 메소를 소모하게 하면 되는데 스타 포스 시스템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이것은 부작용이 너무 크다. 아이템 파괴는 사용자에게 너무 큰 부정적인 경험으로 축적된다. 그래서 오히려 스타 포스 시스템을 덜 사용하게 되거나 게임을 떠나게 되는 부작용도 생긴다. 아이템 파괴를 없애고 강화 비용을 올리는 등 여러 대안책이 필요하다. 메소 소비처를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데 상시 메소 샵을 유지하고, 캐시샵 마일리지 구매뿐 아니라 메소로도 구매할 수 있게 하기 등 메소로 할 수 있는 것을 늘리면 되는데 대체 왜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것 또한 소통의 부재이다.

 

 

진짜 환골탈태는 이전 것을 완전히 탈피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는 것들은 기본적으로 제공해주고 돈과 시간을 받지 말란 말이다. 가장 큰 예로서 펜던트 칸 증설이라던가 창고, 기타 창, 설치 창을 추가하는 부분이다. 그냥 기본적으로 다 제공해줘야 한다. 이런 것 하나하나 고쳐 나가는 것이 정말 환골탈태한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작지만 큰 부분이 될 것이다. 

 

 

 


메이플스토리가 필요한 것

메이플스토리는 강원기 디렉터가 2015년부터 메이플스토리 디렉팅을 맡고 있다. 디렉터 이전부터 개발을 함께 해왔기 때문에 메이플스토리의 큰 한 획 한 획을 함께 해온 능력 있는 개발자이다. 나는 강원기 디렉터는 팀 쿡 같다고 생각한다. 발표 잘하는 잡스 로스트 아크의 금강선 디렉터로 환생했나 싶다. 강원기 디렉터는 팀 쿡처럼 메이플의 이윤으로서 큼지막한 성장대로를 이끌었지만 개발적으로 소통과 변화가 더딘 부분은 분명 아쉬운 점도 많은 디렉터다.

 

메이플 스토리, 강원기 디렉터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소통 능력이다. sns의 등장, 유튜브, 구글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정보의 흐름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 고속을 넘어 5g 광속의 흐름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요청한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필요한 정보를 다시 리턴해 줄 수 있는 능력이다. 즉, 소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메이플스토리는 업데이트를 진행할 때마다 왜 이런 업데이트를 했는지, 이 패치가 가져올 기대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업데이트가 왜 필요한지 등 요구사항에 대한 리턴이 한참 부족하다. 

 

이제는 리턴에 대한 응답이 없으면 모두가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예전처럼 게이머 주변의 몇 사람들만 알고 끝나는 시대가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모두가 알 수 있게 되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할 수 있는 디렉터가 되거나 새로운 디렉터가 필요한 시점이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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