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에 관해 다소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개인적인 고찰과 생각을 정리한 글을 작성한 것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게임을 잘 즐겨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메이플 스토리라는 게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형 게임사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는 18년이란 시간 동안 서비스하면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하필이면 내가 최근 몇개월은 거의 매일같이 즐기며 한 게임이라 이 게임의 흐름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간 게임을 이용하면서 느꼈던 생각이라던가 감정을 적어보려고 한다.
논란의 시발점 - 환생의 불꽃
환생의 불꽃이란 아이템은 기존 아이템이 가지고 있는 옵션에 추가로 옵션을 부여하여 기존 아이템보다 높은 가치와 이후 스펙업에 대한 잠재성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확률조작이 발생한 지점은 환생의 불꽃으로 부여하는 옵션을 아이템의 설명처럼 무작위로 변경하는 것이 아닌 운영진들의 기준에 맞춰 확률을 조작해 옵션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게임사 입장에서 좋은 옵션은 덜 나오게 하는 게 맞지 않냐라고 묻는다면 그 점은 동의한다.
하지만 대다수 유저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이러한 확률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았고 단순 확률에 의한 추가 옵션의 등장이 아닌 특정 로직에 의한 옵션 등장이라는 점이다.
환생의 불꽃 확률 수정에 숨겨진 의미
객관적인 사실만이 아닌 주관적인 경험과 추론이 섞인 글입니다. 신뢰할 수 없는 글입니다.
글이 길어지는 걸 줄이기 위해 최대한 짧게 서술하면서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메이플 스토리는 왜 환생의 불꽃 확률을 일정하게 변경한다는 것을 밸런스 패치와 함께 공지했을까?
한마디로 운영진은 오만하고 안일했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운영진이 유저들, 즉 서비스를 이용하고 돈을 쓰는 고객을 상대로 감히 오만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뭐였을까?
그동안 메이플스토리는 수년동안 밸런스 패치를 하면서 제대로 된 설명이나 소통 없이 캐릭터 간 밸런스 패치를 해왔다. 자신들의 콘텐츠 추가(보스, 신규 맵 등) 속도가 더뎌지면서 캐릭터들을 단순 너프 시켜온지 많은 시간이 지났다.
내가 메이플스토리 게임을 제대로 하게되면서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인데, "컨텐츠 소모 속도를 맞추기 위해 너프를 한다"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혀 있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콘텐츠 소모 속도를 늦추려면 개발 속도에 맞춰 보스를 더 강하게 하고 레벨을 더 올리고, 소모할 수 없게끔 일부 조건을 강제한 뒤, 개발 속도에 맞춰 조금씩 난이도를 낮추는 것이 일반적인 것 아닐까?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메이플을 오래해온 유저들은 강한 캐릭터는 너프 먹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여지고 있었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만드는 단순 DPM표를 맹목적으로 믿으며 서로 싸워가며 강한 캐릭터 너프 하라는 말이 PvP도 없는 RPG 게임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이없는 구조의 게임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PvP모드도 없는 RPG 게임에 같은 돈 내고 약한 캐릭터가 있는 게 문제지, 강한 캐릭터가 너프를 먹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일부 골수 유저들의 너프 해라 마인드 덕분에 운영진은 자연스럽게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 사업자가 아닌 개돼지를 기르는 사육사가 되어갔을 것이다.
운영진은 크고 작은 밸런스 패치에도 매출에서의 문제는 없었고, 오히려 이러한 막무가내식 너프와 몇 년간 방치되는 버그 픽스조차 없이도 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되니 오만함은 물론이거니와 , 밸런스 패치의 무게를 느끼기 어려워졌을 것이다.
그렇게 환생의 불꽃도 자연스럽게 밸런스 패치와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탑승하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왜 메이플스토리는 많고 많은 확률 시스템중에 환생의 불꽃을 건드렸을까?
이하 내용은 가설이다.
기업에서 매출이 증가하면 인력을 충원한다. 사업 확장이라고 보면 쉽다.
메이플스토리가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개발 인력도 늘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증가되는 인원이 생기니까 그간 캐릭터를 너프 해오면서 버티던 콘텐츠 소모 속도를 맞출 수 있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이제 메이플스토리는 자신이 생겼다. 멕스 대미지가 풀리면서 캐릭터들도 더 강해질 필요가 있고, 자신들이 계획한 대로 유저들이 어느 정도 강해져야 이후의 콘텐츠의 추가도 의미(매출)가 생기기 마련이다.
운영진은 유저들의 스펙을 올리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 생각해보게 된다.
스펙을 올리는 단순한 조건 세 가지를 나열해 보았다.
- 스타포스
- 큐브 확률
- 장비 아이템 자체 능력
첫 번째.
스타포스 난이도를 낮춰준다.
기존의 메소 환수시스템으로 앞으로도 오랜 시간 이 시스템이 유지될 것으로 판단되며 건드릴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
큐브 확률 난이도를 낮춰준다.
메이플스토리의 매출에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아이템으로 큐브의 확률을 낮춘다는 것은 곧 매출과 직결된다.
절대 불가능.
세 번째.
장비 아이템 자체 능력 강화.
가장 간단하게 기존 아이템의 잠재능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다.
고레벨 장비 아이템들(예. 앱솔랩스)의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운영진은 굉장히 오랜 시간 게임을 운영하면서 높아지는 유저들의 레벨로 인해 높은 수준의 장비 아이템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버려지는 낮은 레벨의 장비 템의 소비를 상점이 아닌 토드라는 시스템으로 장비템을 재활용하고, 유니온 시스템을 이용해 계속해서 장비템의 소비를 증폭화 해냈다.
이러한 시스템과 더불어 보스 장신구 아이템을 교환 불가화 하면서 한 캐릭터에 아이템을 영원히 종속시켜 장비 아이템의 순환을 유도하고 있다.
그렇게 운영진은 많은 필요가 들지 않으면서도 능력치의 한계를 끌어낼 수 있고, 운영에 있어서 장비 템을 다시 소비하게끔 유도할 수 있는 추가 옵션의 난이도를 낮추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패치노트 이후 보상 공지 후폭풍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보상안의 제목과 첫 문단이다.
보상과정이 늦어져 죄송하다는 말은 결코 보상을 하게 되어 죄송한 말이 아니다.
유저들이 많은 비용을 들여 만든 장비 템의 값어치를 한순간에 폭락시킨 책임에 대한 미안함은 전혀 보이지가 않는 태도다. 다시 말하자면 이러한 태도는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유저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모양새다.
더불어 보상의 내용이 2년간 사용내역에 대한 십 분의 일에 해당하는 값이라 기존 사용자들의 분노가 더더욱 커지게 된다.
이런 어이없는 운영진의 뻔뻔한 태도에 말 그대로 정이 다 떨어지는데 유저들이 드디어 행동으로 보여주게 된다.
타 게임을 알아보러 가고 실제로 2시간 접속할 거 1시간만 하게 되고, 게임을 접는다는 선언, 쏟아지는 매물들에 낮은 가격에도 제대로 팔리지 않고, 흔히 말하는 캐시 충전을 해서 가챠 아이템을 뽑는 노란 줄도 덜 올라오게 된다.
내 생각에는 이번 보상은 대충 내놓은 보상이 맞고, 이 공지 이후 유저들의 실제 행동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후 실제로 타사 rpg게임인 로스트 아크의 점유율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해비 유저 라이트 유저 할거 없이 캐시 충전을 하지 않는다는 캐시 충전 한도를 0원으로 설정하는 챌린지가 생긴다.
2021년 3월 1일 새벽 5시 1분에 올라온 사과 공지글
https://maplestory.nexon.com/News/Notice/Notice/133263
신뢰가 폭락한 메이플스토리이지만 이번 사과의 내용은 나름 진정성은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 움직인다는 느낌은 피할 수 없다.
뭐 어찌됐든 이번 사과는 고개를 숙인건 맞다.
하지만 신뢰가 추락해서일까?
또다시 괜히 미심쩍은 생각이 들게 된다.
왜 하필 공휴일 새벽 5시에 올라온 걸까?
메이플은 이미 첫 번째 해명글에서 스스로 확률형 캐쉬아이템에 대한 관리 시스템과 스타 포스 확률 누적 데이터를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잠시 여담으로 첫번째 사과 공지로 스타포스 누적 데이터를 표기 확률과 같다고 주장하며 어영부영 내놓은 데이터 그래프를 보면 이미 변동 확률이 알려진 상태에서 통계표는 의미가 없고 삐죽삐죽 날짜별로 데이터가 큰 등락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것부터가 어불성설이다. 매일 수백 번의 데이터가 누적 되는 그래프가 확률에 수렴하지 않고 매일 들쑥날쑥한 것은 변동 확률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부분일텐데 이미 운영진도 변명하기 급급해서 판단력이 떨어졌다고 생각이 든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 메이플은 이미 스스로 캐시 확률 아이템에 대한 라이브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 캐시 아이템에 대한 소모가 얼마나 일어나고 있는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는 소리다.
그리고 매월 1일은 그 달 매출을 예상할 수 있는 표본추출 데이터를 누적하는데 예민한 날이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매월 1일은 넥슨캐시 충전 한도가 풀리는 날이다. 거짓말처럼 1일 땡! 종 치자마자 캐시 확률 아이템이 뽑혔다는 노란 공지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곤 한다.
나는 실제로 유저들이 행동력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월 28일 11시 반에 접속해 기다려봤다.
1일이 되자마자 노란 줄이 쉼 없이 올라와야 하는데 약 7~8분 정도 시간이 흐른 뒤부터 조금씩 올라오더니 줄줄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확실하게 이번 2월 1일에 올라오는 노란 줄의 화력보다 꽤 줄었다는 느낌이 있었다.
기존 매월 1일에 보던 노란줄의 화력이 확연하게 줄어든 느낌이었다.
결과를 말하자면
"실시간으로 누적되는 캐시아이템의 누적소모량 측정을 새벽5시까지로 맞춰 놓은다음 기존 대비 매출이 실제로 영향이 있는 수준이라면 공지문을 5시에 자동 등록하게끔 되어있었다."
라고 가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캐시 소모량이 기존 3월 대비 혹은 전달 대비, 혹은 평균 대비 여러 가지 비교를 두고 그 전보다 매출에 영향이 있는 수준이라면 다시 사과 공지를 올리고 보상을 준비하고, 그렇지 않다면 공지글이 등록되지 않게끔 설정해 놨을 것이라는 거다.
이런 가설을 떠나도 5시 공지글은 어떠한 이유에서 이미 쓰인 대로 계획된 채로 자동 등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옛날 삼양라면과 농심라면으로 예를 들면 과정은 안타깝지만 결과적으로 대다수가 농심으로 고개를 돌렸고 기업 이미지와 맛에 대한 고정관념을 회복하기까지 수년이 걸렸고 그럼에도 농심라면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남양기업 사건으로 예를 들면 잇달아 터진 갑질 논란과 원유 함량을 속이며 남양유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람들에게 박히자 자연스럽게 남양유업 사주면 안 된다, 남양은 나쁜 기업, 이런 이미지로 지금까지 매출에 큰 타격이 있는 상태이다. 아직도 나는 남양 마크를 확인하면 내려놓는다.
기업이 신뢰를 잃는다는 문제는 단순히 친구와 밥 먹자는 약속을 어긴다는 수준이 될 수 없다.
신뢰를 잃음은 곧 매출로 직결된다.
위 둘의 예를 보면 이미 그에 관련한 대체제가 있어 눈에 띄는 속도로 하락했지만, 게임은 대체제를 구하기가 어렵다.
다른 게임을 하면 되지 라고 할 수 있지만 하나의 게임이 가진 속성 하나하나를 따져보면 게임 하나에 담긴 아이덴티티를 다른 게임으로 대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게 해서 게임산업은 성장했다. 오래된 유저층이 자연스럽게 대체 게임을 구하지 못하게 되면서 도태되는 게임만 아니라면 게임사는 꾸준히 유저들에게 사랑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그게 바로 메이플스토리다. 게임이 가진 아이덴티티가 독특하며 오랜 기간 도태되지 않고 꾸준히 개선해나가며 발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운영진이 신뢰를 잃어버린다면 매출에서의 피해는 오랜 시간 감당해야 될 것이다.
분명 아직 기회는 있지만 신뢰를 잃는다면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쇠퇴와 성장 그 기로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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