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게 돌발성 난치 치료 종료 후기를 남긴다.
게으른 탓이다.
정확하게는 치료가 종료가 되었단 것이고, 완치가 된 것은 아니다.
치료 종료까지는 총 한달반 조금 안되게 걸렸다.
치료 결과 결과 요약
우리 귀가 들을 수 있는 주파수 구간을 저음역 중저음 역 고음역 이런 식으로 5~6군데를 나누어 놓고 그 구간마다
특정 db 수준을 측정하게 되는데 정상인은 보통 0~25db 사이에 있으면 된다.
나의 db수준은 정상인 왼쪽 귀는 모두 0db에 근접하고, 오른쪽 귀는 3~4 군데 가 정상 db 언저리에 얹혀있다고 보면 된다.
그중에서도 특정 주파수 구간은 정상보다 5db 못미친다. 그러니까 30db 정도로 정상범위에 조금 못미친다는 얘기다.
처음 발생했을 때는 어떤 구간은 50db 정도로 심각했는데 다행히도 스테로이드 고막 주사가 효과가 어느 정도 있어서 많이 올라왔다.
11월부터 12월 중순 넘어까지 인천에서 서울 서초에 있는 성모병원으로 매주 2~3회 고막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러 병원을 다니는 일은 나를 굉장히 피곤하게 했다.
거의 한 달 반넘게 병원을 다니면서 여러 사람들을 보게 되었는데, 나와 같은 증상으로 오신 분들은 대다수 50대는 되어 보였고, 2030 또래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특이하게 중학교 1, 2 학년 정도로 보이는 어린 학생은 한 명 본 적은 있다.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발생했다면 어떤 스트레스로 이런 증상까지 오게 되었을까 마음 한편이 쓰리다.
10대 시절이나 20대 초중반까지는 절대 느끼지 못했던 건강 부분에서 조금씩 문제가 생기자 스스로를 다시 받아들여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내 동생은 어릴 적부터 희귀병을 갖고 있는데, 그걸 생각하면 어쩌면 나는 건방지고 자만심에 눈이 멀어버린 부자였던 것이다. 어쩌면 내가 동생에게 신장을 기증하고 난 후로 관리 부족으로 생긴 나비효과 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발생한 것일지라도 그것 또한 내가 짊어져야 할 무게라는 걸 알고 있었다. 내 잘못이고 내 부족이었고, 내 게으름 탓이라고 생각한다.
치료는 끝이 났고, 내 귀에서는 여전히 약간의 이명이 들린다.
크게 일상에 지장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래도 소음이 없는 공간에 가게 되면 들리고,
의식하지 못하다 의식하면 들린다.
치료 마지막 날. 12월 중순 즈음..
주치의 선생님은 내게 주사를 총 몇 번이나 맞았는지 물어보셨다.
아마 12번인가 14번이었던 것 같다. 고생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꾸준히 관리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3월에 정기검진 예약을 잡아주셨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 있냐고 해서 이명에 대해 질문했다.
이명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고 한다. 들으려고 하면 들린단다.
그래서 이 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계속 받게 되면 그것도 치료(훈련)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근데 나는 그냥 백색소음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잘 들리다가도 뭔가에 집중하게 되면 들리지 않으면서 오히려 집중을 도와주게 하는 그런 백색소음. 어처구니없는 뇌피셜이지만 그렇게 내게 강제로 플라세보를 부여해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고 싶다.
어쩌면 나는 운이 좋다. 건방지고 게으르고 자만심에 눈이 먼 멍청이가 조금이나마 부지런해지고 내 건강을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 추신
어제 문득 병원에서 문자가 왔다. 교수님이 그만두셔서 예약 날짜가 조금 바뀌었다.
그래서 생각났다. 마무리를 지어야 할 블로그 게시물이 있다는 걸.
11월 당시 사진 하나 없는 게시글을 작성할 때만 해도 사람들의 유입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오늘 블로그 유입이 있었나 보니깐 많지는 않지만 꽤 있어 놀랐고, 혹여나 아프신 분이 들어와 게시글을 읽게 되었다면 많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같은 증상의 글이 있고 그 병에 대해 알게 되고 어떤 치료를 했고 등등의 과정을 읽으며 힘이 되길 바란다. 처음 나는 그랬다. 이런 글을 읽으며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나와 같은 증상을 가진 것만으로도 특유의 연대감이 생기며 괜히 힘이 났다.
우리는 지금 긍정의 힘이 필요한 순간이다!
돌발성 난청 원인 논문요약
https://kidneydonor.tistory.com/4
'건강 > 돌발성 난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발성 난청 치료 [18일차] (0) | 2019.11.19 |
---|---|
돌발성 난청 치료 [14일차] (0) | 2019.11.15 |
돌발성 난청 치료 [12일차] (0) | 2019.11.13 |
돌발성 난청 치료 [10일차] (0) | 2019.11.11 |
돌발성 난청 치료 [7일차] (0) | 2019.11.08 |
댓글